晋州任氏(진주임씨)

제례문화의 진설법

임화영 2021. 9. 2. 07:44

제례문화의 진설법

 

 

 

 

제사상 진설에는 전해져 오는 규칙이 있다. 홍동백서, 조율시이(조율이시), 두동미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등이다.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이런 규칙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홍동백서, 조율시이(조율이시)는 과연 맞는 것일까? 또 그 근거는 어디 있는 것일까? 그 근거는 유교의 예서를 조사해보면 그 어디에도 이런 규칙이 없다. 모든 예서의 근거가 되는 중국 송나라 주자의 주자가례에도, 조선 후기에 나온 사례편람에도 이런 진설법은 없다. 퇴계 이황의 퇴계문집에는 음식 종류는 옛날과 지금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할 수 없다.”,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에는 제사는 사랑과 공경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을 위주로 할 뿐, 가산 규모에 따라하라고만 하고 있다.

 

 

 

 

 

홍동백서, 조율시이(조율이시)는 어느 때 어디서 나왔을까? 공식 문서에 나타난 것은 1969년 문화공보부 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서 처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된다. 이는 예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느 지방에서 행해지는 풍속을 소개한 것으로 1985년 언론에 제사상 진설도라는 것과 1988추석 상차림 안내서라는 것이 보도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다. 조율시이(조율이시), 홍동백서 등 과일 놓는 순서는 지방이나 가문에 따라 다르다. 감 놔라, 배 놔라 남의 제사에 간섭하지 말라는 속담도 조율시이와 조율이시에서 유래된 듯하다. 옛날에 없던 사과는 홍동백서에도 맞지 않아 배 다음에 사과를 슬그머니 갖다 놓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상을 섬기는 효심은 지극정성이지만 제사상차림에 속설이 난무하다보니 가가예문이라고, 집안마다 감 놔라, 배 놔라, 좌설이다, 우설이다, 구구각색이다. 원래 예서에 나오는 진설은 특별한 방식이 없고 서너 가지라도 간결하게 정성껏 차리면 된다. 가문별로 양반이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형식을 바꾸고, 가짓 수를 늘리고, 층계를 쌓아올리는 허례허식이 생겨났다. 조선후기의 왜곡된 제례문화를 원래의 유교의식대로 간소화하고, 가족 모두가 부담 없이 정성껏 차려서 조상을 숭배하고 명절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순수한 제례의 참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晉州任氏28世孫和永